인간의 원초적 고독과 그리움을 노래한 시인 백규현 시인을 찾아서

- 유년과 고향, 그 토속적 심미의식 / 과거 지향의 정서와 메타포 -

오산시민신문 | 입력 : 2018/10/2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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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0일(토) 오산문인협회는 백규현 시인의 고향인 충남 논산시 노성면을 찾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오산문인협회에서는 오산지역에서 문학활동을 한 작가나 오산에 연고를 둔 작가들의 발자취를 찾아보자는 기획아래 올해로 6회째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이규황, 김국태, 정원택, 구건, 심인섭 작가로  그들의 고향이나 작품 활동의 무대를 찾아보고 작가의 삶과 작품을 조금이나마 조명해보려는 과정이었다.


백규현 시인이 오산과 인연을 갖게 된 것은 오산한남상호신용금고 상무이사로 있을 때 문학회와 동호회 등 여러 단체들이 활발한 활동이 이뤄지던 무렵, 1994년 오산문학회 회장을 역임하면서였다. 1991년 첫 시집 [꽃잎 줍는 마음으로]를 이미 상재한 시인은 이후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간다. 그 시의 경향을 압축해보면 ‘인간의 원초적 고독과 그리움을 노래한 시인’ ‘유년과 고향, 토속적 심미의식, 과거 지향의 정서와 메타포’ 등으로 평론가들은 이야기한다. 그래서 그의 고향인 충남 논산시 노성면 교촌리 240번지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오산시립미술관 앞에서 출발한 일행은 약 두 시간의 거리를 달려 노성면 그가 유년시절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노성초등학교를 찾았다. 시인은 노성초등학교를 1959년 41회로 졸업하고 아버지를 따라 서울로 가면서 태어나고 자란 노성에서의 15년간의 추억을 평생 詩의 화두로 삼아 아홉 편의 시집을 발간하게 된다. 일행은 시인이 꿈을 키웠을 노성초등하교 교정을 돌아보았다. 노성초등학교는 올 해로 개교 110주년이 되는 해였다. 학교 교정 한 가운데 ‘개교백주년기념비’라고 쓰여 진 높은 화강암비에 ‘1908.5.28.-2008.5.28.’이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고 알 수 있었다. 학교 교정을 뒤로하고 시인이 고향을 떠나 평생 그리워했을 생가를 찾아 가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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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잘 못 들어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힘들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생가는 옛 집이 아니고 집터에 새로 지은 지 오래 되지 않은 현대식 구조로 된 작은 집이 가을 햇살 속에 우리 일행을 맞이해 주는 듯했다. 집 마당 앞에 큰 개 한 마리가 어디서 누굴 찾아 왔냐고 묻듯 우릴 보고 큰소리로 몇 번 짓더니 이내 조용해 졌다. 그 집 앞에서 펼침 막을 펴고 단체사진을 찍었다. 그의 작품 속에 수없이 나타나는 명재 윤증고택, 노성향교, 노성궐리사에 대해 해설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단풍이 깊게 물든 고즈넉한 고택의 만추에 흠뻑 젖어 들었다.  이런 멋진 고향을 두고 어린 날 일찍 고향을 떠난 시인은 평생 그리움이 가슴에 사무쳤을 것이다.

여기서 잠시 시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유년과 고향, 그 토속적 심미의식’ ‘과거 지향의 정서와 메타포’ 백규현 시인의 시를 규정할 때 붙이는 수사들이다. 그의 고향은 충청남도 논산시 노성면 교촌리 240번지이다. 6.25 전쟁이 끝나기 전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노성국민학교에 입학하여 1959년 41회로 졸업하게 된다. 한의사인 부친을 따라 서울에 와 중동중학교와 광신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명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다. 이후 (주)녹십자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며 1977년 가정을 이뤄 2남 1녀의 자녀를 두고 줄 곳 수원에서 생활했다. 1991년 [시와 의식] 신인상에 당선되어 문단에 나오게 된다. 첫 시집 [꽃잎 줍는 마음으로]를 상재하며 이후 1994년 오산문학회 회장을 역임하며,  [너는 나의 그리움이고 나는 너의 기다림이었다]를 발표하는 등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2015년 까지 9번째 시집  [가을 무지개]를 발표한다.


그의 시는 일관되게 어린 시절의 친구들, 어머니, 산천, 풍물, 이웃사람들, 옛사랑의 추억 등을 담아내는 [과거 지향의 정서와 메타포]를 지니고 있다. 그의 시에서는 지금은 이미 사라진 시골의 풍경과 옛 지명, 풍물들이 살아나고 있다. 이를테면 나무장수, 상여, 엿장수, 검정고무신, 가설극장, 보리깜부기, 밀껌, 양잿물장수, 댐쟁이, 아이스케키, 장날 풍경, 첫사랑, 신원사, 노성산, 노성산성, 봉오재, 옥녀봉, 관음봉, 이구산, 산신암, 칠성암, 놀뫼 등이 등장하고 있어 한층 친근감을 준다.


백규현의 시는 動的이기보다는 靜的이고 고독을 즐기는 감수성과 고독을 담담하게 맞아들이며 무한한 자유를 구가하는 무지개를 꿈꾸는 느낌을 전달한다. 그의 시 경향에 대해 채수영 문학평론가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 시인의 마음은 언제나 스스로를 고백하는 형태로 시의 길을 개척하는 고심을 외면하지 않는다. 설혹 낯설게 하기라는 기법을 동원하여 시를 완성했다 하더라도 결국 심리적인 흐름은 항상 자기로 돌아오는 회귀적인 특징으로 歸還한다. 여기서 고백의 특징은 시인 자신의 정서적인 현장감과 혼합되는 과거형의 정서들과 어울리면서 시의 표정을 관리하게 된다. 이 점에서 시는 시인의 개성이면서 오늘을 관리하는 문패로 남게 된다. 물론 현실의 농도가 승하기보다는 과거 지향의 길이 넓다는 인식이 시의 품격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연 정서와 육친의 정감이 많은 것도 시인의 과거를 돌아보는 因子들과 밀접함을 준다.이는 부드러운 어조, 겸손한 어조 혹은 감정적인 토운이 주조를 이루면서 과거의 정서를 채색하는 그림으로 나타난다는 뜻이다.


시는 진실을 그리는 마음의 彩色畵라면 백규현의 마음은 푸른 풀밭에 떨어지는 햇살의 아름다움과 바람의 상큼한 소리를 놓치지 않는 感性의 象徵을 詩化한다. 이는 자연의 理法을 시인의 정신으로 수용하여 다시 변용의 절차를 마련하여 비유의 옷을 입히므로 아름다움의 숲을 이루는 기교적인 묘미에서 백규현의 시는 인간미를 함축한다. 그리움과 사랑이 하나의 공간에서 나오는 그림이고 추억을 그리워하는 童心의 추구는 순수를 찾아가는 아름다움이기에 그의 시는 도시의 메마른 정서를 부드러움으로 감쌀 수 있는 新抒情의 시적 무드를 챙긴다. 고향과 자연 그리고 동심의 아련한 기억이 조화된 시의 맛은 그리움의 총체적인 암시가 되고 육친간의 정감은 시의 온기를 자극하는 원천으로의 길을 만들고 있다.


2010년 한국경기시인협회의 한국시학상을 수상하게 되는데 수상작품 평을 보면 다음과 같다. 백 시인이 올해 출간한 시집 '혼자 떠나는 시간여행'으로, 시집은 인간의 원초적인 고독과 그리움을 노래한 연가, 불연속적 과거 지향의 공간 의식으로 흙냄새 물씬 풍기는 향토적 정서, 현실의 아픔을 우회적으로 고발하는 아이러니와 풍자 등이 담겨있다. 무리한 기교나 언어  유희를 배제하고 상처 받은 영혼과 삶의 고독을 풍요로운 언어로 생성해 냈다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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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계룡산의 3대 사찰인 신원사를 들렸다. 신원사는 백규현 시인이 고향을 찾아 왔다가 올라가는 길에 들리곤 했을 것이다. 그의 작품 속에 여러 번 나타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우리 일행은 산사의 만추를 만끽하고 돌아오는 길, 가슴 속에 한가득 그리움과 유년의 추억을 떠 올리며 어둠이 내려앉는 가을걷이가 한 창인 들녘을 달렸다.

 

 

진길장 시민기자 master@osa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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