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짜장면 - 남경식

오산시민신문 | 입력 : 2019/06/11 [11:55]

 <기고>                        


  짜장면
 

                     남   경   식

 

최초의 우리나라 짜장면은 화교들이 운영하던 인천의 공화춘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짜장면은 중국요리로 분류되지만, 실제 중국에는 우리나라와 같은 짜장면은 없다고 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거부감 없이 즐기는 음식이기에 이제는 대한민국의 대표 음식 중의 하나라고 해도 무방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 짜장면 (자료사진)    © 오산시민신문

 

짜장면에 대한 추억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유하고 있으리라. 요즈음은 피자나 돈가스를 좋아한다지만,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초등학교 졸업식이 끝나면 점심으로 먹던 학생이 제일 좋아하던 음식이었다. 지금도 싫어하는 사람은 별반 없을 것이다.

 

내게 있어 짜장면은 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초등학교 시절 부모님은 건어물 상점을 운영하고 계셨는데, 늘 바빠서 시간에 맞추어 점심을 차려주실 수 없었다. 그러자 어머니께서는 집에서 가까운 중국음식점에서 내게 짜장면을 사먹게 하셨는데, 혼자 보내기가 마음에 걸리실 때는 가끔 친구와 같이 먹도록 하였다.

 

그때 기억은 무척 맛있었다는 것이다. 이 맛의 공감 정도는 이 친구도 나와 같았었나보다. 왜냐하면 그 후로도 이 친구와의 짜장면 즐김은 계속되어 사십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으니까 말이다.

 

가끔 의기투합하면 원정까지 가서 그곳 짜장면을 즐긴다. 소문난 곳이 있으면 우리는 그곳이 먼 곳이더라도 시간이 허락되면 찾아가 먹곤 했다. 이 불알친구는 이 점에선 더욱 특별하다. 결혼피로연 뷔페에서조차도 짜장면이 있으면 친구와 나는 담아다 먹기도 했으니 말이다.

 

우리 가족도 이 친구 못지않다. 특히 아들이 좋아한다. 가끔 부자지간에 주문배달로 시켜먹기도 하는데, 식사의 메뉴가 서로 틀려 의견 충돌이 난 적은 한 번도 없다. 짜장면에다가 탕수육 이렇게 의견 통일이 자동적으로 이뤄졌다.

 

지난 여름휴가엔 여행코스에 인천 차이나타운의 짜장면 시식도 포함시켰다. 짜장면의 원조 식당인 공화춘에서 먹어보는 거였는데, 아쉽게도 너무나 많은 여행객이 더운데도 줄 서서 기다려 일정상 옆 식당 연경에서 먹었다. 그 곳 또한 독특한 향이 포함된 내 어릴 적 원래의 그 맛이었다.

 

▲  (자료사진)   © 오산시민신문


다음 기회엔 꼭 공화춘에서도 먹어보자는 가족 간의 약속을 뒤로 남긴 채 휴가 첫날 일정을 이어가기도 하였다. 이런 우리 가족의 짜장면 사랑은 부자지간을 넘어 전 가족 간에도 거의 음식의 선호가 틀려 의견 충돌이 난 적은 많지 않다. 우리 가족 간의 삶에 대한 인식의 정도도 이 음식 선호만큼 일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한다.

 

나만의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여행이 이 음식과 연계한 추억여행이 된 것은 아이들도 이제는 많이 성장했고, 아이들과 부모님과의 연결 고리로서 딱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 인천과 짜장면이 여행의 테마가 된 것이다.

 

짜장면에 얽힌 추억 중의 또 다른 하나는 이 음식을 먹게 되면 부모님의 모습이 떠오른다. 짜장면은 부모님을 회상하게 하는 사랑과 감사의 음식인 것이다. 내겐 이러한 이유들로 이 음식이 최고의 음식 중의 하나이다. 이 최고의 음식을 내 부모님이 추억으로 만들어 주셨듯이 나도 부모 되어 내 가족과 새로운 추억으로 새롭게 만들어가게 되었다. 이러한 애틋한 감정을 마음에 담아 떠난 여행이었다.

 

그날 함께 짜장면을 즐겨 먹던 아들은 입대한지 세 달이 되었다. 저번 주 면회를 갔다. 먹고 싶은 것이 많았을 아들에게 짜장면 얘기는 안 꺼냈지만, 첫 휴가 나오면 한 끼 식사는 짜장면으로 하자고 해야겠다. 아들은 이 짜장면을 부모님의 사랑으로 느낄까? 그래 아무려면 어떠냐. 아비가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담기만 하였으면 되었지.  

 

▲  남경식 시인   © 오산시민신문

 

 

 

 

 

 

 

 

 

 

 

 

 

남경식

경기 오산 출생.
월간『문예사조』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2002년).
시집『그리움의 길』(2016년),『귀 열어 깨어있어야 하리』(2008년),『개망초꽃』(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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