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국립박물관 이야기 12]애절하고 간절한 떨림, 사산도

이연주 | 입력 : 2018/01/07 [23:47]

필자가 인도네시아에 와서 가장 먼저 봤던 공연이 현악기 사산도(SASANDO) 연주였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사산도 공연은 인도네시아에서도 보기 드문 연주라고 한다. 사산도는 악기 자체도 만들기가 어렵고 연주 또한 아주 오랫동안 숙련된 자에 의해서만 연주가 되기 때문에 현재 무형문화로 명맥만 유지되고 있다 한다.

 

십년을 사신 분도 사산도 연주를 한 번도 못 들어보셨다고 하니 필자는 큰 행운을 만난 셈이다. 게다가 그 날 연주는 사산도 제작과 연주를 가업으로 잇고 있는 지역 예술가의 연주였다는 후문이 있다. 공연은 오랫동안 잔상을 남겼다. 그리고 박물관에 전시 된 사산도를 설명할 때 꼭 연주를 들어보시라 권했다.

 

▲ 어두운 무대에 스포트라이트가 켜지니 전통 모자를 쓴 남자가 커다란 대나무에 현을 연결한 악기를 안고 앉아있다. 배경엔 전통을 잇는 부자의 모습이 보인다.   ©오산시민신문

사산도를 알려면 이 악기의 고향인 누사뜽가라(NUSATENGGRA) 지역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누사뜽가라 지역은 자바섬 동쪽에 위치한 군도로 동쪽으로는 발리에서 서쪽으로는 티무르까지 펼쳐져 있다. 행정적으로는 세 지역 발리, 서부 누사뜽가라, 동부 누사뜽가라로 나뉘는데, 통티무르가 독립하기 전까진 이 지역에 포함되었다. 역사적으로 이 지역은 인도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지금도 힌두불교가 이 지역의 대표적 종교이다.

 

특히 동부 누사뜽가라 지역은 뛰어난 예술품과 조각으로 유명하다. 이런 예술적 감각은 가무에서도 표현된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섬들의 여러 인종들은 서로 교감하고 일상을 묶는 도구로 춤과 노래를 즐기고 시를 읊었다고 한다. 특히 악기연주는 유희뿐만 아니라 예식이나 추수 등 전통적인 의식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 지역의 악기는 외부의 영향으로 다양한 종류가 있다. 가믈란에서 사용되는 것과 같은 청동 공(GONG)은 중국의 영향을, 결혼지참금으로도 사용되었다는 작은 청동드럼 모꼬 드럼(MOKO DRUM)은 베트남의 동선(DONG SON) 문화에 영향으로 보여지고 있다. 특히 사산도(SASANDO)는 서양의 바이올린과 같은 원리로 포루투칼의 영향으로 보여 진다. 43개의 현을 이루고, 대나무와 야자수 잎을 이용해서 만들어 진다.    

 

다시 공연장의 기억을 더듬어 보자. 어두운 무대에 스포트라이트가 켜지니 전통 모자를 쓴 남자가 커다란 대나무에 현을 연결한 악기를 안고 앉아있었다. 연주가 시작되고 현이 남자의 손에 의해 흔들리면 객석에 사람들 마음도 같이 흔들렸다. 그 날 연주는 손에 닿을 듯 닿지 않는 무언가를 애절하게 바라는 마음이 현 끝을 흔드는 듯 했다. 때로는 높게, 때로는 낮게, 그리고 길게 흔들리다가 매정하게 끝나버렸다. 그 소리가 마음이 아파 그렇게 오랫동안 잔상으로 남았었나보다.


*참고문헌 : 인도네시아 헤리티지 소사이어티 국립박물관 안내책자

 

▲  이연주   © 오산시민신문

 


 

 

 

 이연주 (자카르타 국립박물관 해설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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